꿈5: 도로 아미타불

즘 상상초월 무협소설 같은 꿈 들이 밤마다 이어지고 있다. 어젯밤은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 였는지 비교적 조용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크루즈 여행 가는 듯한 큰 배에 타고 있었다. 사람이 가득 하고 장식과 조명이 화려한 배였는데 그 안에서 무언가를 잃어버린듯 나는 사람들 사이로 바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잠시 후, 직원인듯 한 사람이 선상 한 구석으로 가더니 조그만 스위치 하나를 내리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배 안의 조명이 모두 꺼져 버렸다. 나는 얼른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스위치를 다시 올리며 무언가를 찾고있으니 조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다시 스위치를 확 내리며 자기가 알바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었다. 화가 치밀어 오른 나는 무조건 스위치를 다시 올리며 당신이 누군데 이럴 권리가 있는지 얼굴이나 보자고 따졌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약간 뒤로 돌아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섰다. 모르는 사람 이었는데 험악한 인상에 한껏 힘주어 치켜뜬 눈으로 나를 째려보더니 이내 스위치를 다시 탁 내려버렸다.

다음 장면에서 나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그 캄캄한 미로 같은 배를 걸어 나오고 있었다.

잠이깨어 생각해보니 이 꿈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내 피곤한 마음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徒勞阿彌陀佛 

꿈4: 두꺼비 괴물

샤는 어젯밤, 꿈 속에서 바이오니클 하고 싸우다가 애석하게도 오줌을 쌌다. 내가 두꺼비 귀신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을 즈음이었다. 미샤는 여느때 처럼 아빠를 소곤소곤 깨워 뒷처리를 의뢰한 모양이었다. 꿈에서 깨서 정신을 차리자 남편은 지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너는 어쩜 그 와중에 그렇게 잘자냐…"
구사일생으로 살아돌아온 가족에게 이게 할 말인가…

꿈.
학교 화장실에 가서 맨 왼쪽 칸에 들어가 앉아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프릅 프릅 쩝 쩝 후루룩" 
무슨 소리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기분이 나빠서 서둘러 화장실을 나왔다.
잠시후 그 화장실에 다시 가서 소리나던 곳을 열어봤는데 아무것도 이상한 점이 없었다. 그런데도 왠지 기분이 나빠서 그 다음 칸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고 앉아있자니 옆에서 또 그 소리가 들려왔다.
 "프르르륵 쩝 쩝 끼룩끼룩" 
호기심에 그냥 있을 수 만은 없었던 나는 조용히 고개를 아래로 빼서 옆칸을 들여다 보았다. 두 개의 다리가 보였다. 거대한 파충류의 다리 같은 것을 타고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밀려드는 공포를 가까스로 누르며 나는 태연한 척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잠시 화장실 밖에 있다보니 어떤 젊은 남자가 화장실에 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 뒤를 밟았다. 그 남자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아주 싫어하는 인물이라했다. 그는 화장실에 들어가더니 왼쪽 부터 하나 하나 문을 열어보다가 하필이면 방금 그 괴물이 있던 칸으로 들어갔다.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숨소리를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가 들어가자 마자 또 소리가 났다.
"끼익 첩첩 후루룩 끄윽" 
그리고 얼마 안가 핏줄기 몇 가닥이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더니 중앙 배수구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그 거대한 파충류 다리 주인에게 죽임을 당한것이 틀림없었다. 잠시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드디어 그 괴물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야말로 두꺼비 같이 생긴놈이었다. 온몸이 두들두들 하고 키는 작고 얼굴은 형태를 알아보지도 못하게 일그러진 놈이었는데 온몸에 피를 뭍히고 입을 실룩실룩하면서 날 보더니 웃는 듯 하는 표정을 짓다가 휙 나가버렸다. 

놈이 그렇게 나가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죽임을 당한 남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위험하다고 한 마디만 했으면 하는 후회가 밀려와 어쩔줄을 모르다가 결국 나는 복수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뿌리는 괴물 퇴치용 가루약 한 상자를 얻었다. 얻었다기 보다는 결투를 할 결심과 함께 이미 내 손에 들려있었다. 그것을 가지고 화장실에 가서 그 놈을 기다렸다가 놈이 나타나자마자 나는 상자 안의 것을 한 웅큼 집어 그 놈에게 던졌다. 하얀 연기와 함께 푸스스 스러지길 바랬는데 의외로 그 상자에는 약이 아니라 동물 사료 같은 것이 들어있는 모양이었다. 그 두꺼비 괴물이 죽기는 커녕 날름날름 받아 먹으며 도망가는 나를 따라왔다. 

결국 엎치락 뒤치락 몸 싸움이 일어났다. 놈은 생각만큼 강력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다 동원해도 끄떡이 없었다. 아무래도 잡아먹힐 것 같았다. 그때 문득, 눈을 떠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뜨자 눈을 떠! 빨리!"
흉측하게 실룩거리며 다가오는 그 놈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나는 눈을 감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가까스로 눈을 떴을땐 내 이부자리만 방 안에 덩그러니 펴져 있었다.

꿈3: 고소한 꿈

 젯밤 꿈의 무대는 남편의 작업실이었다. 남편이 동업자와 함께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것을 만들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웅성거리고 있었다. 넓지 않은 공간에 큰 기계가 하나 있고 작은 기계들이 벽을 따라 나란히 놓인 책상 위에 띄엄띄엄 자리잡은 실제 남편의 작업실이었다. 그런데 그 작은 방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지 내가 입구에서 부터 방 안 쪽에 서 있는 남편에게 다가가려고 안간힘을 써도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남편이 발견했는지 내쪽을 보고 인상을 쓰며 오지 말라는 듯한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좀 있어. 오지 마. 망칠라" 
그 말이 무척 섭섭하고 화도 났지만 무언가 이유가 있을것 같아서 나는 더 이상 방안으로 들어가기를 포기하고 그저 머쓱하게 남편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에 휩싸여 가만히 서 있을 수는 없었다. 이리저리 휩쓸리며 중심을 잡고 있는데 갑자기 발 밑에 무언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바닥에 무엇이 떨어져있나보다 싶어 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팍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번쩍 하더니 작업실은 칠흑 같이 어두워져 버렸다.

순간,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고소한지…

TinkersToday

The sequel of the TinkersTinkle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