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쩜 그 와중에 그렇게 잘자냐…"
구사일생으로 살아돌아온 가족에게 이게 할 말인가…
꿈.
학교 화장실에 가서 맨 왼쪽 칸에 들어가 앉아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프릅 프릅 쩝 쩝 후루룩"
무슨 소리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기분이 나빠서 서둘러 화장실을 나왔다.
잠시후 그 화장실에 다시 가서 소리나던 곳을 열어봤는데 아무것도 이상한 점이 없었다. 그런데도 왠지 기분이 나빠서 그 다음 칸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고 앉아있자니 옆에서 또 그 소리가 들려왔다.
"프르르륵 쩝 쩝 끼룩끼룩"
잠시후 그 화장실에 다시 가서 소리나던 곳을 열어봤는데 아무것도 이상한 점이 없었다. 그런데도 왠지 기분이 나빠서 그 다음 칸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고 앉아있자니 옆에서 또 그 소리가 들려왔다.
"프르르륵 쩝 쩝 끼룩끼룩"
호기심에 그냥 있을 수 만은 없었던 나는 조용히 고개를 아래로 빼서 옆칸을 들여다 보았다. 두 개의 다리가 보였다. 거대한 파충류의 다리 같은 것을 타고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밀려드는 공포를 가까스로 누르며 나는 태연한 척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잠시 화장실 밖에 있다보니 어떤 젊은 남자가 화장실에 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 뒤를 밟았다. 그 남자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아주 싫어하는 인물이라했다. 그는 화장실에 들어가더니 왼쪽 부터 하나 하나 문을 열어보다가 하필이면 방금 그 괴물이 있던 칸으로 들어갔다.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숨소리를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가 들어가자 마자 또 소리가 났다.
"끼익 첩첩 후루룩 끄윽"
그리고 얼마 안가 핏줄기 몇 가닥이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더니 중앙 배수구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그 거대한 파충류 다리 주인에게 죽임을 당한것이 틀림없었다. 잠시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드디어 그 괴물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야말로 두꺼비 같이 생긴놈이었다. 온몸이 두들두들 하고 키는 작고 얼굴은 형태를 알아보지도 못하게 일그러진 놈이었는데 온몸에 피를 뭍히고 입을 실룩실룩하면서 날 보더니 웃는 듯 하는 표정을 짓다가 휙 나가버렸다.
놈이 그렇게 나가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죽임을 당한 남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위험하다고 한 마디만 했으면 하는 후회가 밀려와 어쩔줄을 모르다가 결국 나는 복수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뿌리는 괴물 퇴치용 가루약 한 상자를 얻었다. 얻었다기 보다는 결투를 할 결심과 함께 이미 내 손에 들려있었다. 그것을 가지고 화장실에 가서 그 놈을 기다렸다가 놈이 나타나자마자 나는 상자 안의 것을 한 웅큼 집어 그 놈에게 던졌다. 하얀 연기와 함께 푸스스 스러지길 바랬는데 의외로 그 상자에는 약이 아니라 동물 사료 같은 것이 들어있는 모양이었다. 그 두꺼비 괴물이 죽기는 커녕 날름날름 받아 먹으며 도망가는 나를 따라왔다.
결국 엎치락 뒤치락 몸 싸움이 일어났다. 놈은 생각만큼 강력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다 동원해도 끄떡이 없었다. 아무래도 잡아먹힐 것 같았다. 그때 문득, 눈을 떠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뜨자 눈을 떠! 빨리!"
흉측하게 실룩거리며 다가오는 그 놈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나는 눈을 감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가까스로 눈을 떴을땐 내 이부자리만 방 안에 덩그러니 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