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4: 두꺼비 괴물

샤는 어젯밤, 꿈 속에서 바이오니클 하고 싸우다가 애석하게도 오줌을 쌌다. 내가 두꺼비 귀신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을 즈음이었다. 미샤는 여느때 처럼 아빠를 소곤소곤 깨워 뒷처리를 의뢰한 모양이었다. 꿈에서 깨서 정신을 차리자 남편은 지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너는 어쩜 그 와중에 그렇게 잘자냐…"
구사일생으로 살아돌아온 가족에게 이게 할 말인가…

꿈.
학교 화장실에 가서 맨 왼쪽 칸에 들어가 앉아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프릅 프릅 쩝 쩝 후루룩" 
무슨 소리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기분이 나빠서 서둘러 화장실을 나왔다.
잠시후 그 화장실에 다시 가서 소리나던 곳을 열어봤는데 아무것도 이상한 점이 없었다. 그런데도 왠지 기분이 나빠서 그 다음 칸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고 앉아있자니 옆에서 또 그 소리가 들려왔다.
 "프르르륵 쩝 쩝 끼룩끼룩" 
호기심에 그냥 있을 수 만은 없었던 나는 조용히 고개를 아래로 빼서 옆칸을 들여다 보았다. 두 개의 다리가 보였다. 거대한 파충류의 다리 같은 것을 타고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밀려드는 공포를 가까스로 누르며 나는 태연한 척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잠시 화장실 밖에 있다보니 어떤 젊은 남자가 화장실에 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 뒤를 밟았다. 그 남자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아주 싫어하는 인물이라했다. 그는 화장실에 들어가더니 왼쪽 부터 하나 하나 문을 열어보다가 하필이면 방금 그 괴물이 있던 칸으로 들어갔다.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숨소리를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가 들어가자 마자 또 소리가 났다.
"끼익 첩첩 후루룩 끄윽" 
그리고 얼마 안가 핏줄기 몇 가닥이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더니 중앙 배수구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그 거대한 파충류 다리 주인에게 죽임을 당한것이 틀림없었다. 잠시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드디어 그 괴물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야말로 두꺼비 같이 생긴놈이었다. 온몸이 두들두들 하고 키는 작고 얼굴은 형태를 알아보지도 못하게 일그러진 놈이었는데 온몸에 피를 뭍히고 입을 실룩실룩하면서 날 보더니 웃는 듯 하는 표정을 짓다가 휙 나가버렸다. 

놈이 그렇게 나가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죽임을 당한 남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위험하다고 한 마디만 했으면 하는 후회가 밀려와 어쩔줄을 모르다가 결국 나는 복수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뿌리는 괴물 퇴치용 가루약 한 상자를 얻었다. 얻었다기 보다는 결투를 할 결심과 함께 이미 내 손에 들려있었다. 그것을 가지고 화장실에 가서 그 놈을 기다렸다가 놈이 나타나자마자 나는 상자 안의 것을 한 웅큼 집어 그 놈에게 던졌다. 하얀 연기와 함께 푸스스 스러지길 바랬는데 의외로 그 상자에는 약이 아니라 동물 사료 같은 것이 들어있는 모양이었다. 그 두꺼비 괴물이 죽기는 커녕 날름날름 받아 먹으며 도망가는 나를 따라왔다. 

결국 엎치락 뒤치락 몸 싸움이 일어났다. 놈은 생각만큼 강력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다 동원해도 끄떡이 없었다. 아무래도 잡아먹힐 것 같았다. 그때 문득, 눈을 떠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뜨자 눈을 떠! 빨리!"
흉측하게 실룩거리며 다가오는 그 놈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나는 눈을 감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가까스로 눈을 떴을땐 내 이부자리만 방 안에 덩그러니 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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