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9: 뱀꿈과 속(續)뱀꿈

은 뜰이 있는 한국식 초가집이었다. 집에 뱀이 들어와 있었다. 여러 마리 였는데 그중 눈에 띄는 큰 뱀 두마리가 있었다. 그것들을 보고 놀란 나는 뱀들을 집밖으로 몰아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벽에 걸려있던 긴 나뭇가지를 빼들어 방바닥을 치면서 그것들을 몰았다. 하지만 뱀들은 떼로 몰려 방에서 방 사이로 구불구불 미끄러져 돌아다닐뿐 좀처럼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쫒고 쫒기는 결투는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져만 갔다. 
끝내 어느 문인지를 열고 나는 뱀들을 밖으로 내 보내는데 성공했다. 문이 열리자 사방으로 흩어지며 뱀들이 빠져 나간 후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높이 쳐들고 나는 승리를 만끽했다.

그러나 얼마안가 나는 잠에서 깼다. 항상 그렇듯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 와서 시계를 한번 보고 나는 다시 잠을 청했다.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이었다. 담이 낮아서 걸어다니면 남의 집 마당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그런 집들이었다. 바닷가 마을인 듯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그 중 한 집 마당에서 이웃들과 모여서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는데 저쪽 마을 어귀에서 거무스름한 그림자 하나가 가까이 오는 것이 보였다. 얼마 안가 한 할아버지가 큰 등짐을 지고 마당으로 들어오셨다. 
보기 드물게 큰 어망같은 그 등짐에는 얼핏봐도 무언가가 가득 들어있었다. 가까이가서 들여다보니 그것들은 뱀이 었다. 방금 꿈에서 봤던 것들과 비슷한 뱀들이 어망 안에 가득 들어있었다.
뱀들은 모두 죽은 것 같아 보였다. 그걸보고 왠지모르게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나는 그 할아버지께 왜 뱀들이 다 죽었는지 여쭈어 보았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엷은 미소와 함께 입술을 움직일듯 말듯하며 내 얼굴을 쳐다보셨다. 그것은 곤란하거나 애닲은 심정이 담긴 표정이었다. 그리고는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이내 한 폭의 목탄화처럼 굳어버린 할아버지는 어망을 멘 채로 그렇게 나를 보며 오래 서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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