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10: 갈테면 혼자 가게나

이들을 학교에 바래다 주고 온 남편 얼굴은 넋이 나간듯 했다. 들어오자 마자 한숨을 푹 내쉬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더니 얘기를 시작했다. 
어젯밤에 나는 가비를 데리고 하늘을 날고 있었어. 헬리콥터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어. 그런데 이놈의 가비녀석,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해도 말을 안 듣는거야. 장난치고, 뛰고… 그 좁은 헬리콥터 안에서 위험할 정도로 난리를 치는거야. 아무리 야단을 쳐도 말을 안 듣더니 결국은 헬리콥터에서 떨어져 버렸어. 끝도 없이 아래로 떨어져 버렸어.
사람들은 모두 가비가 죽었다고 말했지만 나는 슬퍼하면서도 아니라고 우기면서 가비를 찾아나섰어. 여기저기 찾다가 어떤 이상한 마을에 들어섰는데, 그 작은 마을 초입에 있는 가게 앞 평상에 가비가 엎어져 있는거야. 나는 얼른 달려가서 가비를 흔들었어. 그랬더니 이 녀석이 눈을 뜨는것 같은거야. 너무 기뻐서 녀석을 얼싸안고 조금 더 일으켜 보려고 나는 별 수를 다 썼어. 그런데 좀처럼 일어나지 않더라구.
한참 그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느닷없이 다가와서 말을 거는거야. 걱정말라고, 가비는 괜찮다고, 이제 조금있으면 뛰어 놀 수도 있을거라고 말이야. 그러더니 정말 조금있으니까 가비가 일어나서 다른 아이들 하고 같이 놀고 있는거야.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재밌게 뛰어 놀고 있었어.
너무 기뻐서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보니까 불현듯 집에 있는 미샤생각이 났어. 그래서 슬슬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에 집에 가자며 가비를 불렀어. 그런데 이 녀석이 또 말을 안듣는거야. 들은 척도 안하고 놀고 있는거야.
한 참을 부르고 있는데 좀 전에 왔던 그 사람이 다시 가까이 와서 말을 걸었어.
"여보게. 그냥 혼자 가게나. 가비는 이제 건강하네. 여기서 이렇게 뛰어 놀며 즐겁게 지낼거야. 하지만, 집에는 다시 돌아갈 수 없네. 자네는 집에 두고 온 아들이 또 있으니, 갈테면 혼자 가게나." 라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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